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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제] 안녕낯선영화 _ 튀는 아이들의 가슴뛰는 달빛 로맨스 <문라이즈킹덤>
제목에 ‘로맨스 영화’라고 적어놨지만, 실제론 아닙니다. 당신은 낚였습니다;;;
'문라이즈킹덤'은 올해 초 웨스 앤더슨 감독이 내놓은 새로운 ‘동화’에 가깝습니다.
주인공이 아이들에다 컬러까지 아기자기해서 아이들을 위한 동화처럼 포장되어 있지만
사실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죠.
그러니까 이 영화를 본 어른들은 저절로 웃음을 지으며 마지막엔 조용히 반성하게 되는 마법 같은 영화입니다.
▲ 엉뚱 소녀 '수지'와 사고뭉치 소년 '샘'
한적한 시골에서 일어난 충격적 가출 사건…!
배경은 여름의 끝물, 한적한 시골섬인 뉴 펜잔스 섬.
가족을 잃고 위탁 가정을 전전하는 카키 스카우트의 사고뭉치 소년 ‘샘’과
부유한 가정 환경 속에서도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외로운 엉뚱 소녀 ‘수지’가
둘만의 아지트를 찾아 가출하게 되는 조금한 발칙한 이야기.
둘의 실종으로 인해 섬을 샅샅이 수색하는 카키 스카우트 대원들과 수지의 부모님,
그리고 고아소년인 ‘샘’을 데리러 출동한 사회복지사까지 등장하며
이야기에 감칠맛을 더합니다.
우리는 ‘다름’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라이즈킹덤>을 키워드로 가볍게 살펴 본다면
[외로움] [소외] [성장] [공감] [소통] [비밀] 쯤 되겠네요. 조금 감이 오시나요?
흠…너무 오글거린다거나 식상한 키워드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네요!
그러나 웨스 앤더슨 감독은 이러한 메시지와 메타포들을 이야기 속에 티안나게 잘 숨겨놓는 천재감독입니다.
마치… 신선로 같은??? 재료의 맛을 살려 은은하게 우려낸 깊은 국물 맛 같습니다.
다양한 소품과 설정을 통해서 이러한 메시지들을 확인할 수도 있는데요,
아름답지만 넓고 쓸쓸한 시골의 들판, 수지가 키우는 고양이, 샘의 두꺼운 뿔테 안경,
야영에 필요한 나침반과 지도 등 소품이나 배경을 통해서도 이런 메시지들을 확인할 수 있죠.
결국 ‘가출’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질타해야 하는 것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고 보듬어줘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애들은 원래 지 멋대로니까요 ㅋㅋ
▲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쓰인 컬러팔레트
보는 사람을 두근거리게 하는 파스텔톤 컬러
특히 웨스 앤더슨 감독은 색감의 귀재입니다.
수지의 핑크빛 원피스, 샘의 카키색 단복, 그리고 푸른 하늘과 연둣빛 들판까지
기막히게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색감을 선보입니다.
웨스 앤더슨만의 디자인적인 요소, 감각들은 디자이너들에게 큰 영감이 되기도 해요.
컬러를 공부하시는 분들이라면 전작 다즐링 주식회사, 판타스틱 Mr.폭스 등
이 분의 작품을 꼭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 프렌치 키스 할 줄 알아? 서로 혀가 닿아야 돼
▲ 사람들이 걱정할 일인건 알지만, 어쩔 수 없는 운명 같은 거였어요
아역배우들의 신들린 연기력!
감독뿐만 아니라 ‘샘’과 ‘수지’를 연기하는 아역 배우들의 감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캐릭터에 뭐 거의 200% 빙의한 듯한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평범과는 거리가 먼, 각자의 무리에서 소외된 듯 특이한,
그러니까 학창시절 반에 한 두명쯤 있을 법한 그런 특이한 아이들의 모습을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아마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에서 몇 번 더 만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 빌 머레이, 프란시스 맥도맨드, 에드워드 노튼, 브루스 윌리스
시골섬의 동네 주민으로 둔갑한 거물급 배우들
▲ 설국열차로 유명해진 틸다 스윈튼 이모
캐스팅만 보면 초호화 특급 어드벤처 스릴러 블록버스터
그러니까 말이죠..처음에 출연배우들을 보면 모두들 깜짝 놀라게 됩니다.
80,90년대를 주름잡던 무비스타 브루스 윌리스와 빌 머레이,
그리고 연기파 배우, 에드워드 노튼과 설국열차의 메이슨 총리, 틸다 스윈튼까지!!!
그러니까 이 넷은 영화에 원톱으로 내세웠을 때 어디 가서 절대 꿀리지 않을 그런 사람들인데
한 영화에 이렇게나 차곡차곡 모아놨다니 조합이 좀 상상이 안되시죠?
이들은 모두 연기 베테랑답게 맡은 위치에서 기막히게 상대방과의 에너지를 주고 받습니다.
▲ 패션의 완성은 너구리 모자랄까.
각 파트별 악기가 만나 장대한 교향곡이 되는 것처럼.
<문라이즈킹덤>의 인트로와 엔딩은 조금 독특합니다.
벤자민 브리튼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으로 시작하는데,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 등 각 파트별 악기가 따로 연주를 하다가
장대한 교황곡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동화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음악은 곧 영화의 주제와도 관련이 있는데,
각각 제 소리만 내던 사람들이 우여곡절 끝에 결국엔 서로의 소리를 존중하며
더 좋은 소리를 위해 거대한 교향곡을 함께 연주하게 되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근데 이런 메시지 걍 다 집어치워도…음악이 그냥 좋습니다^^;;
어린아이들의 가출 장면에 교향곡을 넣어 오히려 더 동화적인 느낌을 극대화시키기도 하구요.
결국 그들은 달빛이 예쁜 해안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보냅니다. (스포발설이당)
평범한 아이들과는 조금 아이들이 이 영화를 통해 던진 질문은 뭘까요.
저는 [아웃사이더]나 [마이너리티]에 대한 고찰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모두가 다 Major일 필요는 없어요.
누구나 다 10순위 내의 음악과 영화를 좋아해야 할 필요도 없을테구요.
웨스 앤더슨은 결국, <문라이즈킹덤>이라는 다양성 영화를 통해
다양성 영화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얻으려는 게 아니었을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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