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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싶을 때 보면 더 지르고 싶은 지름신 가이드 #4

집을 카페로 만들다, 캡슐 커피 머신



스타벅스? 커피빈? 브랜드는 달라도 카페라는 이름에는 왠지 모를 여유가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 카페는 이런 모습으로 익숙해져 있다. 문을 열자마자 북적대는 사람들의 시끄러운 소리와 분위기를 깨는 음악이 뒤섞여 있고, 여기에 풍겨오는 담배 연기는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하필 빈자리도 없어 어쩔 수 없이 테이크아웃을 해가야 하고, 빈틈을 비지고 앉더라도 듣기 싫은 옆 테이블의 대화가 귀를 찔러댄다. 카페에 걸맞은 여유를 찾기에 너무나 복잡한 게 현실이다.


그럼 상상이라도 해보자. 우리가 바라는 카페는 따뜻한 햇살이 환하게 내리쬐는 테라스에 마음에 쏙드는 잔잔한 음악이 귀를 간지럽히고 테이블 위에는 향긋한 커피가 입에 닿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와 마주 앉아 도란도란 대화를 나눠도 좋고, 혼자서 여유롭게 책장을 넘겨도 좋다.


물론 가끔씩 거리를 걷다 보면 이런 여유로운 카페를 발견할 때도 있다. 하지만 주문한 커피가 나오자마자 빈자리가 많은 의미를 깨닫게 된다. 차라리 사무실에 올라가서 커피믹스를 타먹는 게 나을 뻔 했다는 뒤늦은 후회. 그렇다면 커피믹스가 커피의 유일한 대안일까? 이왕 마시는 거, 캡슐 커피는 어떨까?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카페에서 커피를 만드는 과정은 이렇다. 미리 갈아 놓은 원두를 포타필터(Porter filter)에, 꽉꽉 누르며 (Tamping)을 한 뒤, 대형 머신의 그룹 헤드(Group Head)에 끼워 넣으면 에스프레소가 추출된다. 캡슐 커피는 갈아 놓은 원두를 캡슐에 담은 커피로 커피 머신에 캡슐을 넣고 버튼만 누르면 된다. 넣고 누르면 끝이라는 간편한 조작이 숙련된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대신한다. 이런 간편함과 함께 카페 커피 수준의 맛과 향이 최근 캡슐 커피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비결이다.



<이미지 출처 : http://cafe.naver.com/dolcegusto/>



캡슐 커피 머신의 종류는 무척이나 다양하다. 그 중 네스카페 돌체구스토(Nescafe Dolce Gusto)는 캡슐 커피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10만 원대라는 저렴한 가격, 머신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비비드한 컬러로 캡슐 커피를 대중적으로 널리 알린 브랜드로 꼽을 수 있다. 네스카페 돌체구스토의 특징은 다른 캡슐 커피와 달리 우유 캡슐을 별도로 마련해 라떼나 마끼아또 등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점. 핸드 드립 커피보다 바리에이션 커피가 입에 맞는다면 네스카페 돌체구스토를 추천한다.



<이미지 출처 : http://www.nespresso.com/>



다음은 네스카페와 헷갈릴 수도 있지만 엄연히 다른 네스프레소(Nespresso) 차례. 네스카페와 네스프레소 모두 네슬레의 커피 브랜드지만 차이가 존재한다. 쉽게 말해 네스카페가 그냥 커피라면 네스프레소는 T.O.P 정도. 대중적인 캡슐 커피와 좀 더 고급스러운 캡슐 커피의 차이다. 또한, 네스카페가 간편함과 디자인,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바리에이션 커피를 내세우는 반면, 네스프레소는 각자 독특한 개성을 지닌 16가지 그랑 크뤼(Grand Crus) 커피를 주무기로 삼으며 커피 자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바리에이션 커피보다는 핸드 드립 커피처럼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기려면 아무래도 네스프레소를 선택하는 게 좋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cozmo.co.kr/>



전동 공구나 자동차 부품 등을 만드는 기업이 캡슐 커피를 만들면 어떨까? 바로 독일 보쉬(Bosch)와 국내 동서식품이 합작해서 만든 타시모(Tassimo)가 주인공. 타시모의 차별점은 티 디스크(T Disc)라 불리는 캡슐이다. 캡슐 표면에 물의 양과 추출 시간, 온도 등의 정보를 담고 있는 바코드가 새겨져 있어, 캡슐에 따라 최적화된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컨셉이다. 커피에도 보쉬라는 기업이 가진 기술력이 접목된 것이다. 타시모의 캡슐, 티 디스크는 나라별로 구비되어 있다. 국내 맥심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스위스, 스웨덴, 영국 등의 커피 브랜드를 맛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cremesso.com/>



카페를 자주 찾는 다면 한 번쯤 공정무역, 유기농 등의 문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스위스에서 온 크레메소(Cremesso)는 놀랍게도 캡슐 커피지만 공정무역 유기농 커피를 사용한다. 크레메소는 2009년 스위스 유기농 협회가 발급하는 인증을 획득했으며, 2011년에는 캡슐 커피 최초로 공정무역보다 한 단계 발전된 UTZ 인증까지 획득했다. 캡슐 커피 패키지의 일련번호를 홈페이지에 입력하며 캡슐에 담긴 커피를 생산한 농민의 사진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신뢰도가 높다. 환경을 생각하고 더욱 특별한 의미가 담긴 커피를 원한다면 단연 크레메소다.



<이미지 출처 : http://www.illycafe.co.kr/>



마지막 브랜드는 바로 일리(Illy). 일리는 캡슐 커피에 앞서 원두 자체의 명성 때문인지, 앞서 소개한 캡슐 커피 머신에 비해 월등히 높은 가격 탓인지 마치 캡슐 커피의 로망처럼 여겨지는 브랜드다. 특히 일리 프란시스 X 시리즈는 클래식한 디자인 덕분에 영화 속 소품으로 등장할 때도 있고, 최근 인기 스마트폰 게임인 아이러브커피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일리 프란시스 X 시리즈의 독특한 점은 일반 에스프레소 머신처럼 포타필터(Porter filter)가 있는 것. 넣고 누르면 끝이라는 간편함이 캡슐 커피 머신의 미덕이지만, 일리는 다른 캡슐 커피 머신과 다른 일리만의 스타일이 있다. 이것이 일리가 캡슐 커피의 모망으로 여겨지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참고로 알아둬야 할 것은 캡슐 커피와 액상 캡슐 커피는 다르다는 것. 캡슐 커피는 갈려 있는 원두가 담겨 있으며 커피 머신이 있어야만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는 커피고, 액상 캡슐 커피는 이름 그래도 에스프레소 추출액이 담겨 잇어 커피 머신 없이 그대로 컵에 옮겨 물이나 우유를 추가해 마실 수 있는 커피다. 1회용 커피라는 건 동일하지만, 액상 캡슐 커피가 훨씬 간편하다. 하지만 주방 한켠에 캡슐 커피 머신을 놓고 에스프레소가 추출되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동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액상 캡슐 커피는 지닐 수 없는 기다림의 미학이랄까? 카페에서 초조하게 진동벨을 들고 기다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멋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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