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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싶을 때 보면 더 지르고 싶은 지름신 가이드 #5

내 귀의 캔디, 내 귀를 호강시키는 4가지 방법


음악은 때로 기억을 통째로 바꿔버리는 힘을 가지고 있다. 어떤 장소나 상황에서 우연히 듣게 된 음악은 그 장소와 상황에 대한 기억을 바꿀 때가 있다. 그 장소와 상황에서 특별한 경험이 없었더라도 말이다. 이런 믿을 수 없는 음악의 마법은 시간이 지났을 때, 과거와 동일한 음악를 듣는 순간 발휘된다.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 좋은 당황스러움이랄까? 결국 음악은 추억으로 재가공되며 삶의 BGM이라 부를 수 있게 된다. 이런 영혼을 울리고 삶을 관통하는 음악을 어떻게 듣느냐는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든 듣느냐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 하지만 현실은 스마트폰에 연결된 이어폰을 귀에 꽂는 것이 전부다.





지난 2010년 여름에 개봉된 '파괴된 사나이'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이 영화에서 엄기준이 분한 범인은 자신의 독특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 목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오디오 컬렉션. 자신이 감상하는 음악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서라면 유괴나 살인도 저지를 수 있다는 게 범인의 방식이었다. 영화는 영화일 뿐, 유괴한 아이는 가둬둔 채 자신은 알몸으로 눈물까지 흘리며 음악을 감상하지 하는 것처럼 갈 데까지 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귀를 호강시킬 수 있다. 일반적인 상식 수준으로 말이다.



이어폰 바꾸기

오디오 시스템은 앰프과 스피커 등 음악을 감사하기 위해 갖춰야 할 구성이 많지만, 현실적으로 는 스마트폰과 이어폰만 있으면 된다. 여기서 좀 더 퀄리티 높은 음악 감상을 원한다면 간단하게 이어폰만 바꿔주면 끝. 예전 워크맨 시절부터 CD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최근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음악 재생을 담당하는 기기에는 어김없이 번들 이어폰이 딸려 있었다. 스마트폰의 경우, 하나의 이어폰으로 음악 감상과 핸즈프리 통화를 모두 만족해야 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음악 감상용이라 하기에 부족하다. 즉, 번들 이어폰이란 최소한의 이어폰이며 일정 수준을 원한다면 바꿔는 게 당연하다.





반면, 스마트폰에 딸린 번들 이어폰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인기를 누린 제품도 존재한다. LG에서 출시한 옵티머스 G의 번들 이어폰인 쿼드비트, 일명 G어폰이 그 주인공. 큼직한 LG 로고가 눈에 거슬리는 단점이 있지만, 뛰어난 성능으로 스마트폰보다 이어폰이 많이 팔린 이변을 연출한 바 있다. 사실 쿼드비트 이어폰은 뛰어난 가성비로 돈이 아깝지 않을 수준의 사운드를 들려줄 뿐, 성능 자체가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외의 번들 이어폰이 어느 수준인지는 굳이 얘기를 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폼팁으로 바꾸기

이어폰에도 트렌드가 있다. 한 때는 귓바퀴 안에 걸치는 오픈형 이어폰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귓구멍까지 삽입되는 커널형 이어폰이 대세다. 커널형 이어폰의 경우 귓구멍 안쪽에 직접 닿기 때문에 부드러운 실리콘 재질의 이어팁이 사용된다. 오픈형 이어폰 역시 착용감을 위해 스펀지에 덮여 있는 형태다. 다만, 스펀지를 벗기면 이전에 비해 마치 해상력이 증가한 듯 고음이 날카롭게 들리고 베이스는 감소된다. 이어폰이 귀에 닿는 부분에 사용되는 이어팁이나 스펀지의 역할은 착용감을 높이기 위해서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의미. 커널형 이어폰을 사용한다면 일반적인 실리콘이 아닌 메모리 폼 재질로 된 이어팁 사용을 추천한다. 착용감은 물론 사운드 퀄리티까지 향상되는 기이한 현상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폼팁이라 불리는 메모리 폼 재질 이어팁은 미국에서 건너온 컴플라이 폼팁이 잘나간다. 사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다만 여러 이어폰에 호환되는 다양한 크기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을 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이어폰이라면 컴플라이 폼팁과 매칭된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은 부담 없는 가격. 앞서 언급한 이어폰 교체보다 훨씬 저렴하다. 물론 아무리 번들 이어폰이라도 폼팁과 함께 사용하면 지금까지 사용해왔던 이어폰이 맞는지 놀라게 될 것이다.



고급 음원으로 바꾸기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감상할 때, 그냥 MP3 파일을 찾아 미디어 플레이어의 플레이 버튼만 터치하면 간단히 재생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에서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은 오디오 시스템과 크게 다르지 않다. CD나 LP 대신 MP3 파일이, 앰프 대신 내부 디지털 회로를 거쳐 스피커 역할을 하는 이어폰으로 나오는 것. 이 과정 중 한 부분에 변화를 주면 사운드 퀄리티가 달라진다. 앞서 이어폰 교체나 폼팁 사용은 스피커에 변화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 이번에는 그 이전인 좀 더 고급 과정에 대해 알아보자.





사실 MP3 파일은 저급한 음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곳의 음악이 MP3 파일로 되기 위해서는 연주부터 스튜디오 레코딩을 거친 후, CD에 녹음되고 다시 MP3 파일로 추출되는 과정이 거쳐야 된다. 즉, MP3 파일은 오리지널 사운드의 5%에 불과한 퀄리티를 지니고 있다는 의미. 지금까지 음악이라고 믿고 적응하며 들어온 음원은 사실 음악이라 할 수 없는 파일이라는 것이다. MP3 파일이 아닌 고급 음원을 사용하면 좀 더 높은 퀄리티의 사운드를 감상할 수는 있지만, 일반적인 스마트폰이나 MP3 플레이어에 고급 음원을 저장하더라도 제대로 감상하기는 무리가 있다. 고급 음원을 위한 전용 미디어 플레이어를 사용하든지, 아니면 별도의 DAC(Digital Analog Converter)를 연결해야 한다.



별도의 기기로 바꾸기

그냥 음악 감상은 스마트폰에 이어폰만 연결하고 귀에 꽂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면 조금 시야를 넓혀보자. 한때 국내 MP3 플레이어 시장에 한 획을 그은 아이리버가 최근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이전에는 대중적인 MP3 플레이어였다면 이번에는 마니아 성향이 강한 아스텔앤컨이라는 MQS 포터블 시스템이라는 제품이다. MQS(Mastering Quality Sound)란 앞서 언급한 고급 음원의 일종으로 음반 제작 당시 스튜디오에서 레코딩 즉시 마스터링한 음원으로 무손실 음원이다. 같은 음악이라도 MP3 파일과 MQS 음원은 확연히 다른 차이가 존재한다. MP3 파일이 단지 귀를 채운다는 느낌이었다면 MQS 음원은 이전까지 존재했는지도 몰랐던 저음과 고음까지 섬세하게 들려준다. 이 MQS 음원 전용 플레이어가 아스텔앤컨이다.





오디오 시스템에도 앰프와 스피커 등이 궁합이 맞아야 하는 것처럼 아스텔앤컨과 같은 고급 음원 전용 플레이어에도 궁합이 맞는 이어폰이 있고, 스마트폰애도 그 성능이 적합한 이어폰이 있다. 무조건 고가의 이어폰이 대수가 아니라는 말. 만약 고가의 이어폰을 스마트폰에 연결했다면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이어폰의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할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DAC(Digital Analog Converter). 소니에서 최근 출시한 하이엔드 포터블 앰프, PHA-1은 국내에 소개된 대표적인 DAC다. 스마트폰이나 MP3 플레이어, PC 등과 연결해 이어폰의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하고, 고급 음원을 제대로 재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만약 기존 MP3 파일과 같은 저급 음원을 DAC를 통해 듣는다면? 이마저도 아름답게 들릴 것이다. 다만, DAC까지 연결했는데 MP3 파일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음악이란 단지 귓속으로 전달되는 일련의 주파수 모음이 아니다. 때로는 영혼을 울리고 삶을 관통하며 삶의 BGM처럼 추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스마트폰에 연결된 이어폰을 귀에 꽂는 것이 전부라면 음악을 너무 하찮게 여기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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