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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메모장, 가계부, 알람 시계까지 만들어요. 개인이나 중소기업은 도대체 뭘 만들라는 거에요?'


최근 진행된 한 토론회에서 패널로 참석한 워자드웍스 표철민 대표의 날카로운 지적이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실제로 네이버의 시장 점유율은 78%. 전 국민이 네이버를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심지어는 네이버 앱만으로도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 사용이 가능하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이는 대중적인 편리함이라는 사용자 측면에서 볼 때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개인이나 중소기업의 역할론으로 봤을 때, 대기업의 횡포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프라인 산업에서는 공정거래법상 30% 이상은 독과점으로 규제하고 있고, 최근에는 빵집이나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골목 상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모바일 산업에서는 개인이나 중소기업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부에서는 1인 기업, 청년 창업 활성화를 내세우며 각종 교육과 지원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현실은 프랜차이즈 빵집에 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는 동네 제과점이나 다름없다.

 

대기업이 개인이나 중소기업을 겨냥해 카피캣만을 쏟아내는 것은 아니다. 앞서 표철민 대표의 주장은 개인이나 중소기업이 당장의 수익보다는 테스트를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했을 때, 대기업이 이를 캐치해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것. 아무리 새롭고 신선한 서비스라도 일반 사용자는 자본력과 유통력으로 무장하고 있는 대기업의 서비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오랫동안 먹어온 동네 제과점보다는 포인트를 적립하고 할인을 받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 빵집처럼 말이다.

 



 

물론 모든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여파에 휩쓸려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메신저 어플 하나를 만들었을 뿐인데 순이익이 1조 원이 넘는 거대 통신사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카카오가 바로 그 주인공. 한때 통신사들은 카카오톡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을 문제 삼으며 서비스를 제한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유사 서비스를 앞다투어 선보였지만, 카카오톡은 여전히 1순위 국민 어플로 꼽힌다.

 

하지만 1등의 자만인지, 지난해 말 상생을 주제로 사업 발표를 진행하기도 했던 카카오가 최근 초심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애니팡이나 드래곤플라이트와 같은 대박 사례가 생겨나면서 중소기업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 대접을 받기 시작했지만,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펼치면서 중소기업에는 그림의 떡이 되고 만 것. 과거 통신사 위주의 모바일 게임 시장 때보다 심하다는 푸념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시장 독점을 바탕으로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과의 상생을 택한 카카오의 행보는 심상치 않다. 두잇서베이(http://www.dooit.co.kr/)라는 리서치 업체와의 무단 도용 논란도 그 중 하나. 3 6, 두잇서베이는 카카오가 새롭게 출시한 카카오폴이 자사의 서비스를 무단 도용했다고 주장하는 내용 증명을 발송했다.



  


 

두잇서베이는 내용 증명에서 '카카오폴은 지난해 6, 두잇서베이는 '카카오 측에 제휴를 제안한 아이디어와 기획, 운영방법 등 상당 부분이 흡사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당시 서비스와 구체적인 형태와 기능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했고, 8월에는 카카오의 이제범 대표에게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카카오는 두잇서베이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여론 조사라는 서비스의 범용성을 고려했을 때 무단 도용이 아니라고 답했다.

 

한편, 두잇서베이는 카카오 측의 공식적인 답변을 기다린 후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제출하는 등 후속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했다. 카카오 측의 주장대로 무단 도용이 아닌지는 섣불리 판단하기보다는 향후 추이를 지켜와야 하지만, 앞서 언급한 표철민 대표의 발언과 네이버 앱 등을 비춰봤을 때 카카오의 현재 행보가 대기업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이는 것은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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