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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싶을 때 보면 더 지르고 싶은 지름신 가이드 #1

가난한 기혼보다 화려한 미혼에게 잘 어울리는 프리미엄 소형 가전

 

<이미지 출처 : 이츄 블로그 http://blog.naver.com/echuing>

 


벌써 한 달이나 훌쩍 지나버린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물론 연령에 따라, 집안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지난 명절 동안 가족과 친지들에게 케케묵은 압박에 시달린 미혼들이 많을 것이다. 바로 나와 상관없는 그들만의 이슈, 결혼! 하지만 어쩌겠는가. 결혼을 못한 것이 아니라 아직 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미혼인 채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0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전체의 23.9% 2인 가구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며, 4인 가구 비율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035년에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 이런 1인 가구라면 물려받은 재산이 넉넉하거나 로또에 당첨되지 않는 이상 주로 원룸에서 살고 있을 터. 1인 가구의 증가와 원룸 형태 주거 문화의 발달에 따라 가전제품 역시 이런 트렌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싱글 가전'을 검색해보면 확실해진다. 주요 제조사 및 판매점 등에서 기혼자는 제쳐둔 채 앞다투어 미혼을 위한 가전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 미혼이라는 특수성을 가족이 아닌 제조사나 판매점이 달래주고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다면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제대로 질렀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을까? 일단 무엇보다 소중한 나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오직 나만의 공간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제품이라면 조금 특별한 게 좋다. 게다가 가까운 다이소만 고집하지 않고 가끔씩 백화점도 찾는 유쾌한 미혼이라면 나와 나의 공간을 좀 더 럭셔리하게 장식해 줄 제품이 어떨까? 원룸에 맞게 무턱대고 작기만 한 게 아니라 프리미엄 소형 가전을 선택할 때다.


 

대놓고 SMEG를 닮은 삼성 ARS180MR

겨우 270리터에 불과한 용량에 변두리 여관방에서나 보던 문 하나짜리 냉장고가 무려 300만원을 넘는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폴스미스 스타일의 경쾌한 스트라이프 패턴이 적용된 스페셜 에디션의 경우 400만원을 호가하는 냉장고, 바로 이탈리아에서 온 SMEG.

 

<이미지 출처 : SMEG KOREA http://www.smegkorea.com>

 

냉장고나 세탁기처럼 주로 주방 부근에 놓이는 가전을 흔히 백색 가전이라 부르지만 SMEG는 조금 다르다. 특유의 비비드한 컬러와 문을 열어보기 전까지 냉장고인지 모를 법한 미니멀한 디자인은 주방 구석보다는 오히려 책상 근처에 잘 어울리고 침대 옆이라도 무방하다. 이 때문인지 SMEG는 영화나 드라마 속에 등장하며 아직 주민등록등본상 부모님과 함께 기재되어 있는 미혼자들에게 독립심마저 불러일으킨다. '나중에 혼자 살면 영화처럼 냉장고는 무조건 SMEG!'라고 말이다.

 

<이미지 출처 : 삼성전자 http://www.samsung.com/sec/>

 

꿈의 냉장고, 냉장고의 로망이라 불리는 SMEG가 도저히 부담스럽다면 삼성 ARS180MR를 고려해도 좋다. 온라인 최저가가 SMEG에서 무려 자릿수 하나를 빼면 되니 가난한 자를 위한 SMEG 냉장고라 할 수 있다. 물론 대놓고 SMEG를 닮은 외관은 SMEG를 지르지 못한 안타까움을 조금이나마 보듬어줄 수 있지만, 집을 방문한 지인들에게 자랑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거 SMEG? ..아니구나.'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으니.

 


청소기의 할리 데이비슨, 다이슨 DC35

남성 기혼자, 특히 맞벌이가 아닌 아내가 살림을 전담하는 경우 청소기는 다른 가전제품에 비해 사용 빈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하지만 청소기의 끝판왕으로 잘 알려진 다이슨은 놀랍게도 여성보다 남성이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다이슨은 뛰어난 알러지 케어 성능으로 알러지 질환으로 고생하는 가정에서 선택하는 청소기지만 기계적인 분위기가 넘치는 디자인이나 할리 데이비슨을 연상케 하는 특유의 거친 소음이 남성의 로망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이미지 출처 : 다이슨 http://www.kr.dyson.com/>

 

다이슨의 다양한 라인업 중 DC35는 다이슨에서 보기 드문 핸디형 청소기다. 가뜩이나 청소도 제대로 안 하는데 어디에 둘지 고민되는 커다란 청소기보다 핸디형이 원룸에 유리하다. 그렇다고 얕잡아 볼 수는 없다.

 

<이미지 출처 : 다이슨몰 http://www.dysonmall.co.kr/>

 

앞서 언급한 대로 다이슨은 청소기의 끝판왕이며 DC35 역시 비록 핸디형이지만 핸디캡은 전혀 없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을 커버하기 충분한 청소력에 연장 청소봉까지 연결하면 손이 닿지 않는 구석까지 깔끔하게 청소할 수 있어 혼자 사는 티를 내지 않을 수 있다. 바닥을 청소할 때도 허리를 굽히거나 비겁하게 무릎을 꿇지 않아도 되니 지긋지긋한 살림을 한다는 생각마저 날려버릴 수 있다. 단지 전원을 켰을 뿐, 어떤 머신을 다루고 있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에 빠지게 하는 다이슨 DC 35.

 


세탁기 마저 벽에, 대우일렉 클라쎄 미니 세탁기

혼자 사는 미혼이 사용하는 세탁기는 대부분 이렇다. 원룸 계약 시 옵션으로 딸려 있거나, 이전에 살던 사람 또는 집 근처 중고 시장에서 싼값에 산 제품. 나른한 햇살이 비치는 널찍한 베란다 한켠에 드럼 세탁기가 새하얀 빨래를 돌리고 있는 여유로운 풍경을 꿈꾸지만, 현실은 화장실에 떡 하니 자리 잡고 있어 변기에 앉을 때 다리의 각도를 불편하게 하는 구식 통돌이 세탁기다. 혹시 세탁기 바꿀 때가 되었다면 조금 사치를 부려보자.

 

<이미지 출처 : 대우일렉 보도자료>

 

삼성이나 LG에 완전히 밀렸다고 보이던 대우일렉에서 최근 출시한 클라쎄 미니 세탁기는 무려 벽걸이형이다. 그것도 세계 최초! 벽에는 시계나 액자만 건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TV는 벽에 걸린 지 오래며, 원룸에서 TV 대용으로 사용하기 제격인 PC 모니털 역시 VESA 마운트를 통해 충분히 벽에 걸 수 있다. 세탁기가 언제부터 화장실을 자리잡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사실 세탁기는 도저히 세련된 배치가 어려운 제품이다. 하지만 클라쎄 미니 세탁기라면 원룸은 고사하고 소음 문제만 없다면 좁은 고시원에도 충분하다. 물론 3kg의 앙증맞은 용량은 왠지 부족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벽에 건다고 모두 시계나 액자처럼 장식용이 아닌 것처럼 클라쎄 미니 세탁기 역시 성능은 의심할 필요 없는 어엿한 세탁기로 1회에 수건 10장이나 셔츠 5장 정도는 거뜬하다. 그런데 지금도 빨래를 자주 하지도 않으면서 이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짝퉁은 거부한다, 다이슨 핫&쿨 팬히터

또다시 다이슨. 지난해 다이슨에서 선보인 날개 없는 선풍기는 출시와 함께 큰 이슈가 되었다. 당연히 있어야 할 날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 주는 선풍기라니. 독특한 컨셉 덕분에 각종 이벤트의 경품으로 걸리고, 홈쇼핑에도 등장하더니 급기야 대륙에서 복제품까지 만들기까지 이르렀다. 물론 제트 엔진 원리와 공기 역학과 같은 물리 법칙 등 다이슨 특유의 기술력은 대륙에서 흉내내기에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

 

<이미지 출처 : 다이슨몰 http://www.dysonmall.co.kr/>

 

이 여세를 몰아 다이슨은 날개 없는 선풍기에 난방 기능을 추가한 핫&쿨 팬히터를 새롭게 선보였다. 여름에는 선풍기로, 겨울에는 온풍기로 사용할 수 있는 4계절용인 것이다. 사실 선풍기는 여름철에만 반짝 활약하다가 나머지 계절에는 옷걸이 대용으로 전락하고 만다. 하지만 다이슨 핫&쿨 팬히터 위에 아무렇게나 옷을 던져둘 용자는 없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 다이슨몰 http://www.dysonmall.co.kr/>

 

바깥 날씨에 상관없이 적어도 방안만큼은 에어컨과 보일러을 통해 은행 같은 여름을, 찜질방 같은 겨울을 보내더라도 다이슨 핫&쿨 팬히터의 활용성은 남다르다. 에어컨과 선풍기를 동시에 사용해 에어컨이 만들어낸 찬 공기를 선풍기가 멀리 전달하는 여름철 유용한 생활 팁처럼 다이슨 핫&쿨 팬히터는 방 전체의 온도를 빠르게 높이거나 낮추는데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단지 책상 위에 놓는 것만으로 미친 존재감을 발하는 선풍기 또는 온풍기는 다이슨 핫&쿨 팬히터가 유일하다.

 


<이미지 출처 : 오센 http://osen.mt.co.kr/>

 


세상에는 미혼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너무나 많다. 하다못해 지르고 싶은 제품을 선택할 때도 그렇다. 아내 또는 남편의 의견은 전혀 고려할 필요 없이 온라인 쇼핑몰을 누비며 원하는 제품으로 과감하게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자유. 아무리 할부 기간 중에 월급을 차압 당하는 듯한 고통이 뒤따르더라도 저질러도 좋은, 이미 몇 차례 저질러댔던 미혼만의 즐거움이자 기분 좋은 혜택이다. 물론 기혼자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 아내와 남편을 설득할 자신이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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