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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싶을 때 보면 더 지르고 싶은 지름신 가이드 #12

스마트폰을 부러워한 디지털카메라




<출처 : 한병철씨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byungchoul.han>



어느새 가을이 사라졌네요. 가을이 있기는 한 걸까요? 사무실 한켠에는 벌써 크리스마스 트리가 놓여지고, 담배 피러 1층에 내려갈 때마다 겉옷을 입지 않고서는 버티기 힘든 계절이 왔습니다. 가을에는 뭐니뭐니해도 단풍놀이가 제일인데, 이놈의 가을이란 게 한달 남짓, 잠깐이라서 그런지 올 가을에 단풍놀이는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지난 10월 중순부터 절정이라고 어디선가 들은 기억은 나네요. 더 추워지기 전에 단풍 한번 눈에 박아 줬어야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사실 단풍놀이가 아니더라도 요즘 어디 가면 두 눈으로 직접 보기보단 카메라에 담아내기 바쁘죠. 엄연히 따져보면 디카보다는 폰카가 대세입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최근 스마트폰에는 디카 빰치는 수준의 고화소 이미지 센서가 탑재되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하루가 멀다고 쏟아져 나오는 카메라 어플만 제대로 활용하면 포토샵을 다루지 못해도 충분히 높은 퀄리티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페북부터 카스까지 SNS가 판치는 세상에 사진만 덜렁 찍고 끝나는 디카보다 즉시 자랑질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폰카가 유리하겠죠. 누구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요즘, 누가 굳이 콤팩트 디카를 살까요?





폰카가 고화소 이미지 센서와 다양한 어플을 통해 한층 발전한 것처럼 디카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태생부터 다르다며 폰카와의 정면 대결을 마냥 피할 것만 같았던 디카가 무기로 꺼내든 것은 다름아닌 무선전송기능, Wi-Fi입니다. 스마트폰이 부럽기는 했나봐요.





무선전송기능을 탑재한 디카의 등장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삼성 VLUU i70이 그 주인공이죠. 김윤아의 앙칼진 목소리가 더 기억에 남았던 차 이름을 닮은 i70은 당시 차세대 무선통신이라 불렸던 3G+(HSDPA+)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던 제품이었습니다. 삼성답게 세계 최초였죠. 무려 SK텔레콤의 T로그인 모뎀과 연결해서 싸이월드에 사진을 업로드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번거롭기 짝이 없지만 이 i70이 최근 Wi-Fi를 탑재한 디카들의 선구자가 될지 누가 알았을까요?





투철하기는 하지만 때로는 이해 받지 못하는 실험정신이 빛나는 소니 역시 비슷한 시기에 재미난 디카를 선보였습니다. 사이버샷 G1이란 제품인데 Wi-Fi를 활용해 PC로 사진을 전송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같은 G1끼리 사진을 공유할 수도 있었습니다. 소니는 G1 유저만으로 구성된 동호회를 꿈꿨는지도 모릅니다.



분명한 한계가 존재했던 무선전송기능 디카는 아이러니하게도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나서야 비로소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2012년 봄에 출시된 캐논의 IXUS 510 HS는 촬영한 사진을 Wi-Fi로 스마트폰 갤러리에 전송해줬습니다. 콤팩트 디카가 생존하지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 것이죠.





Wi-Fi 디카 시대의 개막은 스마트폰이 알렸지만 전성기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디카의 대세로 자리잡았을 때입니다. 어쩌면 Wi-Fi가 가뜩이나 잘나가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더 높이 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줬는지도 모르겠네요. DSLR 카메라에 비해 작고 가벼워 활용성이 높은 미러리스 카메라와 스마트폰의 조합은 가히 안성맞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Wi-Fi로 연결해 스마트폰이 곧 미러리스 카메라의 리모컨으로 변신하는 모습. 페북이나 카스에 폰카보다 좀 더 나은 퀄리티의 사진을 올리고 싶다면 이 조합을 고려해보는 게 좋겠죠?





고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삼성에서는 지난해 출시한 NX20부터 최신 NX300M까지 무려 6종을 출시했고, 파나소닉에서도 GH3, GF6, G6, GX7 등 4종을 선보였습니다. 소니는 NEX-5R과 NEX-5T, 올림푸스와 후지필름 역시 PEN E-P5와 X-M1, 각각 1종씩 선보였네요. 시중에 잘 팔리는 미러리스 카메라 브랜드는 모두 Wi-Fi 디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Wi-Fi 디카 붐은 DSLR도 예외는 아닙니다. 작년 가을, 캐논에서 선보인 EOS 6D는 Wi-Fi를 내장한 대표적인 DSLR 카메라입니다. 스마트폰에 사진을 전송해주는 것은 물론 무선을 지원하는 프린터에서 바로 인쇄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SNS 업로드보다 사진 촬영 그 자체가 우선인 DSLR 카메라에 Wi-Fi가 꼭 필요할지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Wi-Fi 기능이 아쉽다면 니콘에서 출시한 무선 모바일 어댑터, WU-1a를 활용하면 됩니다. D5200이나 D3200 등 니콘 DSLR 카메라에 꽂으면 바로 스마트폰 연결이 가능해집니다. 참 편리한 세상이죠.





폰카의 가장 큰 매력은 고화소 이미지센서나 다양한 어플이 아닙니다. 3G든 LTE든, Wi-Fi든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죠. 이제 디카도 이런 폰카를 마냥 부러워할 필요는 없겠죠? Wi-Fi를 내장한 디카가 콤팩트급부터 미러리스를 비롯해 DSLR까지 모든 종류의 디카에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Wi-Fi가 부럽지만 디카를 바꿀 총알이 부족하다면? 이럴 때는 디카에 꽂힌 메모리카드를 Wi-Fi SD카드로 바꿔보세요. 그럼 언제 바꿔야 할지 고민했던 구형 디카도 Wi-Fi의 은총을 입을 수 있게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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