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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싶을 때 보면 더 지르고 싶은 지름신 가이드 #9

(사계절 내내) 물 만난 제습기





지루한 장마도 이제 끝이 보이는 듯 하지만 지긋지긋한 물과의 전쟁은 끝나질 않네요. 누가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라고 했는지... 매년 이맘때 쯤마다 넘쳐나는 이 죽일 놈의 물... 정확히 습기만 보면 왜 우리나라에 물이 부족할지 궁금할 지경입니다. 집안 구석구석 마다 자리잡고 있는 '다이소'표 '물먹는 하마(짝퉁)'를 채운 물을 달리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될 정도죠. 저의 집이 2층이긴 하지만 볕이 잘 들지 않거든요.





물먹는 하마.... 생각할 수록 참 기특한 거 같아요. 누가 이런 걸 생각했는지... 사실 염화칼슘만 있으면 물먹는 하마 정도는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염화칼슘은 습기를 빨아들이는 성질을 갖고 있거든요. 물먹는 하마 안에 들어 있는 하얀 가루가 바로 그 염화칼슘 맞아요. 물이 찰랑찰랑 차올랐어도 염화칼슘만 바꿔주면 하마가 다시 살아나죠. 근데 물먹는 하마를 어디에 두었는지도 까먹기 일쑨데 염화칼슘을 바꿔줄 부지런함이 과연 있을까요?


요즘처럼 주구장창 비만 내리는 날에는 곰팡이도 곰팡이지만, 빨래가 마르지 않아 걱정이네요. 그래서 제습기 하나 들여놓을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답니다. 이름부터 습기를 본격적으로 제거해버리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엿보이는 제습기!





사실 좀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짝퉁이면 몇백 원, 오리지날이면 몇천 원인 물먹는 하마랑 몇십만 원을 훌쩍 넘는 제습기랑 비교하기는 무리죠. 또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면? 건조한 겨울이 오면? 가뜩이나 좁아터진 공간에 제습기까지 소화할 수 있을지...





제습기의 가장 큰 오해는 여름, 그것도 장마철에만 반짝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거겠죠. 아니면 반지하 원룸에서나 사용하는 제품 정도? 몇 년 전에만 해도 맞는 말이었을 지 몰라요. 하지만 요즘이 어떤 시댑니까? 제습기도 제습기 나름이죠. 최근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이나 새로운 제습기를 만들어서 유명 연예인씩이나 모셔 광고까지 찍어 내보내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우선 봄. 공기청정기면 모를까, 봄이랑 제습기랑은 왠지 어울리지 않아 보이네요. 몇 년 전, 웅진코웨이 공기청정기 TV CF에서 '창문을 닫고 케어스를 켜자.'라는 카피를 내세운 적이 있는데, 봄은 장마철처럼 창문 열기가 겁나는 시즌입니다. 갈수록 심해진다는 중국발 황사와 주변에서 꽃이 피는 걸 본적이 없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꽃가루, 미세먼지 등등 봄의 산뜻함과는 거리가 멀게 대기오염이 심해지기 때문이죠. 창문을 열 수 없어 답답할 지경이었다면 이제 제습기를 틀어봅시다. 창문을 활짝 열어 놓은 것보다 빨리 마르겠죠? 또한 최신 제습기는 무려 공기청정 기능까지 갖추고 있으니 이보다 반가울 수는 없습니다.





제습기의 계절, 여름입니다. 물 만난 제습기라 할 수 있죠. 이제 곧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불쾌지수. 불쾌지수란 불쾌감을 느끼는 정도를 온도와 습도로 나타내는 수치로 온도나 습도가 내려가면 불쾌지수도 자연히 내려가기 마련입니다. 에어컨 사용이 부담된다면 제습기와 선풍기의 조합은 어떨까요? 사랑하는 연인의 살결마저 끈적거리며 짜증나게 만들었던 밤이 달콤하게 바뀔지 모릅니다. 제습기 본연의 습기 제거 기능은 여름에 빛을 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초여름 장마 끝나도 한여름의 태풍과 늦여름의 집중호우까지 이제 우기(雨期)라 불러도 손색없는 시즌이 여름이거든요.


가을이 되어도 제습기의 활약은 멈추지 않습니다. 지난 여름, 아무리 환기를 잘 시켰다고 해도 두어 계절을 묵은 장롱 속 두꺼운 코트나 오랫동안 접어놓은 이불을 보면 곰팡이가 피어 있을 때가 있거든요. 특히 세탁소에서 찾아와서 비닐에 쌓인 그대로 장롱에 걸어놨다면 확률이 높아지죠. 코트와 이불이 필요한 겨울이 돼서야 후회하지 말고 외출 전에 장롱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제습기를 풀가동시키세요. 아무리 두껍고 무겁더라도 제습기는 이불이든 코트든 뽀송뽀송하게 만들어 줍니다. 최신 제습기는 자동 습도 조절 기능이 있어 적정 습도를 알아서 맞춰주지만 장롱 속을 말릴 때는 타이머 기능이 제격입니다. 그렇다고 물이 넘칠 염려도 없어도. 물이 가득 차면 자동으로 멈춰야 최신 제습기라 할 수 있겠죠?





마지막 겨울은 실내, 외 온도차이가 크지만 실내 온도변화도 큰 계절입니다. 외출했다가 돌아와 차갑게 식은 방을 보일러나 난방기기로 따뜻하게 덥힐 때, 따뜻한 실내에서 환기라도 시킬 작정으로 창문을 열었을 때, 이럴 때 벽이나 창문을 보면 어김없이 물방울이 맺혀있습니다. 이런 결로현상은 곰팡이로 이어질 수 있으니 제때 닦아내 줘야 합니다. 하지만 일일이 닦아내기 귀찮다면 제습기를 살짝 가동시킵시다. 어차피 겨울철은 습도가 낮은 편이니 물방울이 잘 맺히는 장소 위주로 제습기를 사용해주면 겨울철 곰팡이 걱정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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