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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더라도 꼭 이런 사람 한두 명 쯤은 있잖아요? 밥을 먹으러 가든, 커피를 마시러 가든, 주머니 속에 있는 것들, 가령 휴대폰부터 지갑, 담배 등을 테이블 위에 모두 꺼내놓는 사람. 개인적으로 저 역시 그러는 편입니다. 주머니 속에 뭔가 가득 차있어 허벅지와 바지 사이가 묵직한 느낌 따위 질색이거든요. 거추장스러운 게 싫어하는지라 반지나 팔찌는커녕 손목시계도 사절입니다. 특히 손목시계는 이제 시간을 알려준다는 본연의 기능보다 액세서리로써의 모습이 훨씬 더 강해졌다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바로 스마트폰이 있기 때문입니다.





야심 차게 등장했지만 이래저래 욕 아닌 욕을 먹고 있는 갤럭시 기어를 잠깐 떠올려 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출시 3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갤럭시 기어의 성적은 그리 만족스러운 편은 않습니다. 대중은 이제 만만하지 않죠. 사용자보다 몇 배나 스마트한 스마트폰을 오랫동안 사용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만, 어지간해서 대중의 입맛을 채우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마도 갤럭시 기어에게 남는 것은 본격적인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의 시대를 열었다는 쓸쓸한 기록이 전부일 듯 하네요.





아름답지 못한 디자인도 한 몫 거들었지만, 갤럭시 기어의 문제는 주머니 속이나 가방에 분명 스마트폰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손목에 다른 기기를 차고 다녀야 하는 사용성의 한계일 겁니다. 스마트폰을 꺼내 들지 않아도 전화를 걸고 받거나 메시지, 이메일 등을 확인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기능 들은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왜?'라는 의문을 숨길 수가 없네요. 스마트폰이 지니지 못하거나 스마트폰의 기능을 배가 하기 위해 별도의 액세서리를 사용할 수 있겠지만 스마트폰의 기능, 그것도 일부의 기능, 게다가 기능의 일부만을 위해 거추장스러운 액세서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저 같은 사람에게 말이죠.






대중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이 지닌 일부의 기능 중 일부를 대신하는 것이 아닌 좀 더 확실하고 명확한 사용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최근 출시한 핏빗(Fitbit)이라면 어떨까요? 지난 1월 22일 저녁 7시,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는 핏빗(Fitbit) 공식 출시 행사가 있었습니다. 역시 IT 강국이자 스포츠 강국답게 행사장은 바글바글했습니다. 플래툰 쿤스트할레가 신제품 출시 행사장으로 주로 사용되는 호텔 연회장보다 좁게 느껴진 건 아마도 기분 탓이겠죠?






핏빗(Fitbit)은 전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정확하게 스마트 헬스케어 디바이스입니다. 조본 업(Jawbone Up)과 나이키 퓨얼밴드(Nike Fuelband)를 제치고 2012년 60%, 2013년에는 무려 77%로 독보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죠. 국내에서도 일부 얼리어답터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합니다. 손목에 감고 다닌 지 좀 된 편이죠. A/S 때문에 핏빗(Fitbit) 구입을 망설이고 있었다면 이제 때가 왔습니다. 올 여름 준비 슬슬 시작해야죠.





스마트 헬스케어 디바이스라니 왠지 정부에서 추진하는 원격 의료가 떠오르지만 이 정도 수준은 아닙니다. 걸음 수나 오른 계단 수, 이동 거리, 칼로리 소모량 등 활동량과 수면 시간과 수면 중 뒤척임, 수면 중 깨어남 등 수면 효율을 모니터링해주고, 모니터링한 결과를 PC와 스마트폰에 무선으로 동기화해주는 것. 행사장 전면에 큼지막하게 써있던 'For a healthier & more active life' 딱 요만큼. 거창한 수식어에 반해 꽤나 단순한 편입니다.





핏빗(Fitbit)이 조본 업이나 나이키 퓨얼밴드를 압도적으로 따돌릴 수 있던 이유는 폭넓은 사용성 때문일 겁니다. 조본 업은 최신 기종 이전까지 무선 동기화가 불가능했습니다. 블루투스 4.0을 비롯해 NFC까지 지원하는 핏빗(Fitbit)이 당연히 편리하겠죠? 또한 나이키 퓨얼밴드는 iOS에서 어플만 지원하는 반면 핏빗(Fitbit)은 안드로이드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나이키 유저가 모두 아이폰 사용자가 아닌 이상 나이키 퓨얼밴드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이외에도 핏빗(Fitbit)은 두 가지 타입의 제품이 있습니다. 조본 업이나 나이키 퓨얼밴드는 모두 손목밴드 타입만 있지만 핏빗(Fitbit)은 손목밴드 타입의 Force와 Flex가 있고, 클립으로 주머니나 옷깃에 착용할 수 있는 만보계 타입의 Zip과 One이 있죠. 또한 체중과 체지방률, 체질량계수(BMI)를 무선으로 전송해주는 Aria도 있습니다. 보기만 해도 한숨부터 나오는 몸뚱아리에 비해 라인업의 명칭이 너무나 우아하네요. (개인적으로 디자인은 조본 업이 한 수 위라고 보입니다만...)


한가지 의문이 드는 점은 앞서 꺼내본 갤럭시 기어와 달리 '왜?'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느냐 입니다. 꼭 활동량과 수면 효율을 모니터링 하기 위해서는 핏빗(Fitbit)이 필요할까요? 핏빗(Fitbit)과 유사하게 해외판으로 먼저 소개되었다가 뒤늦게 공식 출시된 애플리케이션, 눔(Noom)은 스마트폰만으로도 충분히 활동량 모니터링이 가능합니다. 또한 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에서 수면 분석 등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수면 효율 모니터링 어플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죠. 어차피 핏빗(Fitbit)으로 모니터링한 결과를 스마트폰이 직접 모니터링해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거추장스러운 액세서리를 통하지 않고 말이죠.





물론 평소 생활이 아닌 운동할 때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런닝 머신 위를 뛰고 있을 때 주머니 속에서 덜렁거리는 스마트폰은 민망하기 그지 없습니다. 손목 위를 화려하면서도 스마트하게 수놓는 핏빗(Fitbit)이라면 깔끔하게 고민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꼭 피트니스 센터에서가 아니라 산이나 공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시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건 운동 간지도 제대로 나지 않을 뿐 아니라 운동 자체에도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핏빗(Fitbit)을 사용할 때 꼭 간과하지 않아야 할 점은 공식 홈페이지(http://www.fitbit.com/kr/home)에 잘 나와 있습니다. 바로 '동기 부여'. 핏빗(Fitbit)을 지르고 핏빗(Fitbit)을 손목에 감는 것, 그 자체가 운동을 하겠다는 강력한 동기 부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사용자와 업체 측 모두의 노림수가 아닐까 하네요.





다시 출시 행사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핏빗(Fitbit)은 James Park이 Eric Friedman이 공동 개발한 기기입니다. James Park이 한국계 미국인이라 그런지 다른 웨어러블 디바이스보다 친근함이 느껴지네요. James Park은 직접 참여하지 않고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핏빗(Fitbit)이 놀랍게도 닌텐도 Wii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이라고 하더군요.







CRO(Chief Revenue Officer)인 Woody Scal의 프레젠테이션이 이어졌습니다. 어딘가 모르게 스티브잡스 삘나는 멋진 PT였습니다.







최현욱 지사장의 진행으로 스타 트레이너인 아놀드 홍과 건강미 넘치는 배우, 최여진씨의 간단한 토크쇼가 있었습니다. 아놀드 홍의 부츠와 최여진씨의 미모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두 사람의 핏빗(Fitbit)에 대한 표현이었는데요. 아놀드 홍은 핏빗(Fitbit)을 미워할 수 없는 족쇄라고 재미있게 표현했고, 최여진씨 역시 나만의 저렵한 퍼스널 트레이너라고 했습니다. 핏빗(Fitbit)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동기 부여와 부합하는 표현인 듯 싶네요. 핏빗(Fitbit)에서는 기분 좋은 긍정적인 압박감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패션쇼 분위기의 모델들의 착용 시연도 있었습니다. 비록 스마트 헬스케어 디바이스지만 패셔너블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라 다양한 스타일에도 잘 어울릴 수 있음을 어필하는 순서였죠. 충분히 패션 아이템이 될 수도 있다라는 목적은 달성한 듯 보입니다. 갤럭시 기어도 참고하시길.







이후로 이어진 행사는 완전 파티. 비트박스 고수, MB 크루의 비보잉 공연이 이어지고, 알파벳이라는 아이돌도 등장했습니다. 핏빗(Fitbit) 손목에 하나씩 차고 놀자! 분위기. 손목에 차기만해도 건강해질 것만 같은 핏빗(Fitbit)에 너무나 잘 어울리게 보기만 해도 건강해질 것만 같은 분위기의 출시 행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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